‘성경에 대한’ 것이 아닌 ‘성경을’전하라
성경에만 집중하는 것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설교단에서 자신의 지적 능력을 드러내고 싶은 유혹을 이기지 못해 몰락한 설교자가 너무 많다. 역사를 살펴보자. 말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설교자들이 대중 위에 우뚝 서게 되면서 슬프게도 성경의 분명한 교훈 위에까지 우뚝 서는 잘못을 범한 이들이 있었다. 설교단은 설교자의 탁월한 지적능력을 과시하는 자리가 아니라 오직 “여호와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기를”(출5:1참조)이라고 선포하는 자리이다. 많은 이들이 걸려드는 덫은 ‘성경을’ 전하지 않고 ‘성경에 대하여’전하는 것이다.
비유를 들자면, 음식을 실제로 먹지는 않으면서 단지 음식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먹을거리에 대해 아무리 많은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배가 부를리 없다. 성경에 대해 아무리 많이 얘기한다 해도 하나님을 향한 굶주림과 목마름으로 가득 찬 심령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성경을 가르치지 않고 성경에 대해 가르치는 것은 살아 계신 하나님 대신에 황금 송아지를 전하는 것이다. ‘설교단의 사기꾼’이 아무리 멋있고 똑똑하게 보인다 해도, 그래서 온갖 칭찬을 듣는다 해도 그의 메시지는 가짜이다. ‘성경을’ 전하는 것과 ‘성경에 대해서’ 전하는 것 사이의 차이를 아는 목회자를 둔 교인들은 정말 복되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지 않는 자들에게 임하는 그분의 심판은 무엇일까? 그것은 굳이 열매를 맺지 못하게 그냥 내버려 두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착각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성경에 대해서 전하면서 성경을 전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면 안된다.
이 두 가지 사이의 차이점이 인간의 관점에서는 대수롭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성령과 관련해서 보면 이 차이는 실로 엄청난 것이다.이것을 정확히 꿰뚤어 보셨던 분이 바로 예수님이시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바로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은 영이요 생명이라”(요6:63)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이 말씀을 하신 후에 또 “나를 저버리고 내 말을 받지 아니하는 자를 심판할 이가 있으니 곧 내가 한 그 말이 마지막 날에 그를 심판하리라”(*요12:48)라는 경고의 말씀을 주셨다.
우리들이 삶이나 사역에서 말씀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은 거룩한 성령께 무례를 범하는 것이다. 그분은 그분께 무례한 사람이나 그런 사람의 사역에 도움을 주시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어떤 대가나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내 삶과 사역에서 하나님의 말씀의 절대적 권위를 분명히 세우고 싶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야 내 삶과 사역에서 하나님이 높아지시기 때문이다.
소음에 묻히지 말라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 이유는 바깥 세상에서 들려오는 여러 가지 요란스런 것들에 너무 귀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이 요란스런 것들이 내는 소리는 아주 시끄럽지만 그것들은 어떤 면에서 보다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물론 세상에도 중요한 문제들이 많이 있기는 하다. 예를 들면 기아,고통,생명,죽음 같은 것 말이다. 이런것들은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가 마땅히 진지하게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뺀다면 다른 것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내가 볼 때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것일수록 오히려 덜 중요한 것 같다. 하지만 애석하게도,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유야용 침대에 누워있는 어린 아기 같아서 딸랑이의 시끄러운 소리에 온통 정신을 빼앗긴다. 딸랑이의 소리가 더 클수록 우리는 더 좋아한다....
우리에게는 부흥이 필요하다.
즉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영적 개혁이 필요하다. 우리는 두루마리를 집어삼켜야 한다. 다시 토해내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뱃속 깊이 씹어 삼켜야 한다....이렇게 되려면 쓴맛을 보는 일은 불가피하다. 하나님을 미워하는 세상에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도 회개하지 않는 세상에서 어찌 쓴맛을 보지 않을 수 있을까? 장사꾼들이 예수님의 생일에 막대한 돈을 벌면서도 그분의 좁은 길을 따라갈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 이런 세상에서 우리가 쓴맛을 보는 것은 당연하다. 이 세상은 그런 곳이다.
주님이 우리를 부르신 것은 신령한 백성 경건한 백성, 헌신하는 백성, 예배하는 백성, 그분의 소유로 구별된 백성, 그리고 세상과 구별된 백성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분의 말씀이 우리를 이런 백성으로 변화시키도록 순종할 마음이 우리에게 있는가?
「말씀이 힘이다」A.W토저